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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네살 가정의학회, 첫 국제학술대회 신고식 성공"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10여년 전부터 국내에서의 국제학술대회 개최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게 됐다. 그만큼 내로라하는 연혁있는 학회들은 국제학술대회를 열며 세계 속의 학회로 위상과 역량을 재확인한 것.그런 의미에서 대한가정의학회의 제1회 국제일차의료 학술대회는 이례적이다. 1980년 태동한 마흔 네살의 학회가 올해 첫 국제학술대회를 열며 세계 무대에서 신고식 치른 것.국제학술대회는 학술적 의미 탐구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가정의학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해외의 현황을 통해 국내 가정의학의 방향타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현지 전문가들에게 직접 들어본 생생한 일본의 환자 중심 일차의료, 대만 의대생들이 가정의학과에 지원하려는 이유는 한국형 일차의료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뿐 아니라 가정의학 전공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평.학회가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추구한 미래 비전은 무엇일까. 한병덕 대한가정의학회 홍보이사(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를 만나 미래 전략에 대해 들었다.■첫 국제학술대회 신고식…글로벌 세션 대거 선보여가정의학회는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세계 속의 학회로 첫발을 내딛은 만큼 그에 발맞춰 학회는 학술대회 현황과 발전을 위한 제언, 세계가정의학회 학술대회 동향과 시사점 등 시금석이 될 만한 세션을 대거 마련했다.한병덕 이사는 "대한가정의학회가 설립되고 학술 활동을 시작한지 40여년이 지났다"며 "어느새 만명이 넘는 전문의를 배출했고 명실상부 일차의료 영역의 국내 최대 학술단체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그는 "어느 때보다도 일차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회원들의 보다 높은 학술적 요구에 부응하며 학회의 대외 위상 재고를 위해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차의료 리딩 그룹이 되겠다는 열망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일차의료 국제 학술대회는 없는 상황이다. 가정의학회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아태 지역 내의 리딩 그룹으로서 국제적 협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아태 지역 대표 학회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학회는 글로벌세션으로 ▲체중 편견에 대한 관점과 연구 ▲국내 국제의료센터 및 여행의학 운영 경험 ▲비만 약물의 모든 것 ▲KOFIH 이종욱펠로우십프로그램과 글로벌 일차보건의료 ▲의학과 사회학과 다문화사회 가정의의 만남 ▲전자담배 논쟁 등 지역, 사회, 국가를 뛰어넘는 가정의학과 전공자들의 공통 관심사를 준비했다.한 이사는 "가정의를 위한 치매케어, 완화의료의 실제, 전 세계 재택의료 및 전환진료 시스템 현황과 전망, 일차의료 분야의 세부 진료계획, 국제협력 ODA(공적개발원조) 헬스케어 분야의 경험과 교훈을 마련했다"며 "생활습관의학 등 전세계 가정의학 전공자들이 관심 있어할 공통 세션을 기획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그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일차의료 개선을 위한 실천 계획을 주제로 한 글로벌 세션도 마련했다"며 "일본의 환자 중심 일차의료, 대만 의대생들이 가정의학과에 지원하려는 이유, 한국형 일차의료 도입을 위한 일차의료 발전방안 모색을 통해 각국의 현황을 비교했다"고 말했다.해외에선 이미 가정의학이 다른 전문 과목이나 의료기관을 연결시켜 주는 게이트(관문)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선 아직도 가정의학이나 주치의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편이지만 해외 전문가들을 통해 직접 현지 사례를 들어본다면 이는 국내에서도 적용할 만한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대만 의대생들이 가정의학과에 지원하려는 이유 등의 세션을 마련한 것도 해외에서 입증된 비전과 전망을 통해 떨어지는 국내 전공의 지원율을 역전시키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복안인 셈.■후배 마음 얻어라…"학술대회는 미래 비전의 전시장"수년간 전공의 지원율 하락에 시달려온 가정의학회 입장에서 최근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전공의의 집단 사직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하락하는 전공의 지원률과 수련 중도 포기도 적지 않은 마당에 아예 전공의가 사라진 환경은 가정의학과의 미래를 뒤바꿀 변수이기 때문이다.문제는 당장 상황을 뒤엎을 만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간 학회 차원의 '후배 모시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일차의료 활성화를 주제로 팀별 경연을 펼치는 '가정의학과 매력찾기 페스티벌' 코너는 물론, 일선 현장의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 진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 수련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가정의학교육위원회 모두 유능한 후배의 양성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황은 녹록치 않다.가정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8년 105.6%에서 매년 하락 추세를 그리다 2024년도는 49.8%로 털썩 주저 앉으면서 지난 10년간 연간 전문의 자격 취득자 수는 500명 이상 줄었다.눈에 띄는 부분은 엄중한 시기에 여러가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공의들을 위해 학술대회 무료 등록을 결정했다는 것.타 학회의 경우 전공의 등록 및 참석률의 저조로 연수강좌를 축소하거나 생략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가정의학회는 예전 수준인 400명의 전공의 등록자를 확보했다.가정의학회 학술대회의 평균 등록인원은 1000명 안팎으로 전공의만 400명에 달하기 때문에 무료 등록 결정은 재정 측면에서 '통 큰 결정'인 셈.대한가정의학회가 전공의에 대한 전면 무료 등록을 결정하면서 예년 수준의 참가자가 등록, 흥행에 성공했다.한병덕 이사는 "의대 정원 문제로 수련 환경 자체에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장 내일, 다음 주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서 단기, 중기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아울러 이번 사태로 미래 가정의학과의 주역이 될 전공의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학회 활동의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가 전공의, 지도전문의들의 교육, 연수인데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했다.그는 "이미 장기화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공과를 막론하고 많은 의사 선생님들이 학회 참석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병원 진료 일정으로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많아 어떻게든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학회는 당초 예정됐던 ▲전공의를 위한 모의환자 활용 워크숍의 교육적 효과와 발전방향 ▲가정의학 전공의 수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가정의학과 미래 수련방향 ▲가정의학 전공의 수련 방향: 역량 성장을 위한 e-portfolio 개발 플랜 ▲전공의 형성평가 ▲전공의 형성평가(CPX)와 피드백 ▲가정의학과 전공의 윤리교육 등의 강좌를 그대로 마련해 학술적 갈증을 풀어주는 데 중점을 뒀다.한 이사는 "일차의료 전문가, 지역사회의 믿음직한 주치의라는 표현이 가정의학의 정체성을 가장 잘 대변한다"며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지역사회 환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수련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갈수록 세분화 정밀화 되는 의료행위 속에서 환자와 사회는 포괄적 진료를 할 수 있는 주치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역량있는 주치의로서의 전문성을 이어 나가기 위해 가정의학회의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가정의학은 예방, 진단, 치료, 재활 및 만성질환 관리를 포함해 환자의 종합적인 건강 관리를 지향한다.한국의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만성질환 관리 등 적절한 개입을 통해 비용-효율성을 추구하는 가정의학의 수요는 계속 증대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학술대회는 미래의 주역인 후배들에게 가정의학과의 비전을 선보이는 동시에 양질의 주치의를 양성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다.한 이사는 "대한가정의학회는 일차의료 전문가를 육성하고 국민들이 언제나 믿고 찾을 수 있는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40년간 우리사회가 변화하고 국민의 건강상태 및 건강 요구도가 변화한 만큼 이에 맞춰 전공의 및 회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지난 몇년간 예상치 못한 큰 사건, 사고, 사태들이 벌어졌지만 학회는 학회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학술대회를 통해 가정의학의 미래 비전을 찾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전공의의 지원율이 올라가고 보다 나은 진료 환경도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2024-04-23 05:30:00학술

"와서 공부만 하고 가세요" 가정의학회 전공의에 학회 무료 개방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가정의학회가 전공의에 대한 전면 무료 등록을 결정하면서 예년 수준의 참가자가 등록, 흥행에 성공했다.대한가정의학회가 학술대회장에서의 전공의 공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전공의의 학술 활동이 지속돼야 한다는 판단 및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전공의에 대한 전면 무료 등록을 결정한 것.일부 학회들이 전공의 관련 연수강좌나 세션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것과 달리 가정의학회는 당초 기획된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 예년 수준인 400명에 가까운 전공의 등록을 이끌어내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19일 가정의학회는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3일 일정으로 제1차 국제일차의료학회 및 2024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이번 학술대회에는 가정의학회가 개최하는 최초의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로 계획됐으며 참가 회원들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심포지움, 연수강좌 및 워크샵 등을 마련했다.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달 초 시작된 다양한 학회들의 학술대회 프로그램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집단 사직이 학술대회의 등록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전공의 관련 연수강좌나 세미나 등의 취소나 축소가 불가피해진 것.반면 가정의학회는 전공의들을 학회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2013년부터 이어온 구연, 포스터 발표 형식의 전문의·전공의 연제발표 세션, 봉직의와 전공의를 위한 세미나 및 연제발표 등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했다.한병덕 홍보이사(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는 "엄중한 시국에 전공의 선생님들이 여러가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걸로 미뤄 짐작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현재의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내 의학교육과 의료체제가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의미에서 무료 등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그는 "작년 전공의 등록 인원이 약 400명이었고 올해는 사전 등록이 300명으로 현장 등록까지 고려하면 예년과 같은 수준의 등록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오랜기간 수련과 학술프로그램에 목말랐을 전공의 선생님들을 위해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 필수 프로그램 및 국제세션을 축소하거나 생략하는 것 없이 그대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사실 학회 형편이 넉넉치 않아 400명에 달하는 인원에게 등록비를 받지 않으면 수 천만원에 달하는 재정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우리의 미래인 가정의학과 전공의의 수련 공백이 길어지고 있어 강재헌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고통을 분담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가정의학회 학술대회의 평균 등록인원은 1000명 안팎. 이 중 전공의만 400명에 달하기 때문에 무료 등록 결정은 재정 측면에서 '통 큰 결정'이 아닐 수 없다.학회는 ▲전공의를 위한 모의환자 활용 워크숍의 교육적 효과와 발전방향을 비롯해 ▲가정의학 전공의 수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가정의학과 미래 수련방향 ▲가정의학 전공의 수련 방향: 역량 성장을 위한 e-portfolio 개발 플랜 ▲전공의 형성평가 ▲전공의 형성평가(CPX)와 피드백 ▲가정의학과 전공의 윤리교육 등 수많은 강좌를 준비했다.한병덕 이사는 "기존에 준비했던 세션, 강좌, 세미나를 그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학술 활동에 목말랐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는 이번 학술대회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냥 공부만 하시다 가셔도 좋을 정도로 어떤 부담도 느끼지 않게 준비한만큼 많이 오시길 당부드린다"고 참석을 독려했다.
2024-04-20 05:30:00학술

오래된 책에서 배우는 '연대'의 가치

메디칼타임즈=연세원주의대 본과 3학년 박수연 방학을 맞아 서가에 꽂혀 있던 책을 들여다보다 문득 코로나 유행 시기에 읽었던 카뮈의 <페스트>를 다시 읽게 되었다.1년간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며 강의실 안에서 공부하던 새내기 본과생보다 미약하게나마 성장한 본과 3학년의 시선에서 다시 읽는 페스트는, 질환에 대항하는 사회의 연대 이야기로 비춰졌다.기실 <페스트>는, 페스트라는 질병 자체에 대한 글이 아니다. 책의 저자인 카뮈는 자신이 겪었던 전쟁으로 인한 타향살이의 체험 등을,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보편적 일대기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페스트를 은유로 치환하였음을 분명히 밝혀 두고 있다.전쟁을 이미지화하는 소설을 써내려갈 때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은유와 이미지들 사이에서 그가 마침내 골라낸 것은 질병인 페스트였다. 바꾸어 말하자면, 그는 질병의 심연 너머로 전쟁을 보았던 것이다.추측해보건대 이러한 체험적 이미지의 변용은 권력과 전쟁, 질병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어떠한 속성에서 기원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 예기치 못하게 불쑥 들어와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그러한 거대한 힘 앞에서 대다수의 인간은 속절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또한 그를 상대로 저마다의 인간군상은 나름의 태도를 취하며 대항하지만 이 거대한 운명의 흐름에 대한 완전한 개선, 승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속성은 바로 부조리함(不條理, absurdity)이다.소설 등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문학에는 서사적 장치가 주는, 도덕적 기능을 하는 교훈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는, 특히 질병의 병리적 현상에는 이러한 도덕이 없다. 질병은 신화적인 의미를 시사하는 사람에게만 도래하지 않는다.다르게 말하면 질병이 죽이는 사람들은 모두 그 본인과 주변인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신화적인 존재들이다. 또한 병리 현상은 해이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징벌적인 의미로서 기능하지도 않는다.갑자기 내려진 말기 암의 선고는 흡연과 음주에 대한 징벌이 아니고, 대다수의 선천 질환은 원인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산전 검사로 가려내는 확률 게임이다. 질환과 죽음은 윤리적으로 허무(amoral)할 뿐이며, 이것이 바로 부조리함이다.병원에서 함께했던 환자분들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교과서 밖의 병원은 이러한 부조리함으로 가득했다. 임상진료수행 시험, CPX를 준비할 때에는 대부분 시나리오가 있다. 가령 혈변으로 내원한 환자가 흡연과 음주를 많이 하고, 가족력이 있다면 대장 및 직장암에 대한 impression을 잡고, 관련된 질문(체중 감소 여부, 가족력 등)을 하고 관련된 검사를 시행한다.연습을 거듭하면서 얻게 된, 효율적인 추리를 위한 사고 흐름이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귀납적 사고와 경험과학에는 대세의 밖에 존재하는 예외가 허용되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가족력이 아예 없는 사람에게서 암이 발병하기도 하고, 생활 습관이 아주 건전하고 모범적인 환자도 당이나 지질 수치가 조절되지 않기도 한다.카뮈의 <페스트>는 비록 질병과 의학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시사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던 많은 시민과 무고한 어린아이들의 죽음으로써 질환이 갖는 부조리함을 표현하면서, 그 부조리함이 야기하는 공포심에 대해 종교나 초월주의에 기대는 대신 인간의 연대로 이겨내자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더라도, 카뮈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라고 다소 직접적으로 주장한다. 어느 한 명의 영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서 할 일을 하는 성실성은 의사, 환자, 사회의 직분을 시사한다.의사는 질병의 병태생리와 치료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충분한 동의를 얻은 후 치료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환자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한 치료 방침을 잘 지킬 수 있어야 한다.사회는 이러한 의사와 환자가 각자의 직분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위험 인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요즈음 의료계 안팎의 사건에 대응하는 의료진과 환자의 입장 차이는, 연대가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상호 신뢰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의학의 눈부신 발전과 모든 사회 구성원의 노력으로 대부분의 질환은 완전히 정복되지는 않았어도 관리의 대상이 되었으나, 여전히 개인의 삶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부조리하게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환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한 신뢰와 연대의 부재가 뼈아프다.
2023-12-26 05:30:00오피니언

"빠른 일상복귀 돕는다" 이대목동, 심장재활센터 오픈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이대목동병원은 지난 13일 병원 지하 1층에 심장재활센터 문을 열고 개소식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심장재활은 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가 건강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교정 및 운동 능력의 정확한 평가, 운동 치료를 통한 심폐운동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통합적 재활 프로그램이다.이대목동병원은 13일 병원 지하 1층 위치한 심장재활센터 개소식을 열었다.프로그램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할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진행을 늦추거나 막고, 질환의 유병을 줄여 궁극적으로는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심장재활 운동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은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증, 말초혈관질환, 부정맥과 관동맥우회로수술, 관상동맥성형술, 심장이식, 판막치환술,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경우 등으로 순환기내과에 입원하는 거의 대다수의 환자가 포함된다.담당 주치의의 판단 하에 재활이 가능한 환자는 입원 중 심장재활 교육과 운동치료를 받을 수 있고 퇴원 후에도 운동치료 36회까지 급여가 인정된다.이대목동병원은 심장재활치료가 가능한 치료실을 지하 1층에 새롭게 만들고, 심폐운동부하(Cardiopulmonary exercise stress, CPX) 검사 장비 및 트레드밀, 에르고미터 운동기구는 물론 환자 안전을 위한 원격 심전도 감시장치 등 심장재활에 필요한 기구와 장비를 완비했다.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에게 이뤄지는 운동 프로그램인 만큼 담당 주치의의 정밀한 환자 파악에 더해 심장재활 전문 순환기내과 강인숙‧김경진‧정익모 교수와 재활의학과 서지현 교수 등이 참여해 다학제 치료가 이뤄진다.또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궁극적인 생존률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의사를 비롯해 코디네이터, 물리치료사, 영양사, 약사 등 여러 전문 직종이 협업에 나선다.강인숙 심장재활센터장은 "심장재활센터를 통해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 예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3-06-14 12:08:41병·의원

'대화'에도 필요한 연습

메디칼타임즈=박수연 학생(연세원주의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재학 중 단순히 '의사가 알아야 할 지식'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졸업 후 의사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진료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의사가 하는 일'을 배우고 훈련한다. 이에 발맞추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은 2022년도 하반기 기준 48개의 임상표현을 주제로 문진과 임상술기로 구성되는 기본진료술기를 평가하는 CPX(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를 시행한다.이중에서 의대생들은 병력 청취, 신체 검진, 환자 교육, 환자-의사 관계 형성으로 구성된 진료 수행을 '표준화 환자(SP, Standardized Patient)'와 함께 연습한다. 표준화 환자는 진짜 환자의 특성을 습득하도록 교육받은 일반인 또는 연극배우로 설정된 환자의 병력, 신체 소견, 감정적 반응을 일관성 있게 반복적으로 재현하고, 개인차를 고려해 학생의 행동을 수행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이들은 실제 임상에서 내원하는 환자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학생들이 배운 여러 가지 임상 기술(정보 수집, 신체 검사, 임상 예절, 환자-의사관계 등)을 직접 적용하게끔 상황을 제공하고, 다음에는 보다 유려하게 대처하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피드백을 준다.진료 수행은 크게 초기 관계 형성 – 병력 청취 – 문진 – 신체 진찰 – 환자 교육 및 상담의 순서로 진행된다. 환자와 의사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진료의 만족도와 환자 순응도를 결정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해 진료 결과와 건강 증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우리는 일상에서도 무수히 많은 형태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경우 소통 상 큰 오류 없이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사소통에 관해 따로 지면을 할애한다는 부분이 언뜻 의아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의료면담은 의사와 환자 간에 이루어진다는 특수한 성격을 띤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일상 대화에서보다 많은 주의점이 요구된다. 주의해야 하는 지점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환자'라는 주체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환자는 소통 상대방인 의사 보다 의학에 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특정한 문제로 인한 고통 또는 불편이 있는 상태다. 또한 대다수가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고 건강한 청년인 의과대학생과 달리 말이 느리고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부터 어려운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소아까지 소통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다양할 수 있다. 의사는 청자의 특성을 고려하며 면담을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가령 소아를 상대로 한 면담에서는 신체 부위를 지칭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그림을 그려 가며 환자로 하여금 짚게 하는 예를 들 수 있겠다. 본인 확인을 할 때 의사의 발음을 듣는 환자가 헷갈릴 수 있으므로 환자가 직접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말하게끔 하는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는 것 역시 이러한 예가 되겠다. 진료의 주요 의제를 정할 때에도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물으면 가장 주요한 의제 대신 불편한 곳을 모두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병원에 온 이유' 등의 표현을 활용한다.다른 한편, 무조건적인 양보와 배려를 해야 한다는 지나친 의무감은 오히려 관계의 역동에서 장기적으로 해가 될 수 있다. 가령 금단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며 약물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를 마주하는 물질 오남용 증례에서는 불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되 요구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환자안전에 있어서 의료진의 오류를 사과하고 대처를 안내하는 의료 오류 말하기의 경우에도 실수를 한 해당 의사를 못 믿겠다며 의료진을 교체해달라는 환자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것보다 실수를 한 본인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하는 태도가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진료수행은 환자가 호소하는 문제에 대해 감별을 위해 필수적인 항목을 빠트리지 않도록 체계적인 정보수집과 문제를 인식하는 개념적인 뼈대가 되는 스키마를 바탕으로 한 임상추론이 주 골자이지만 이들이 효과적으로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의사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매일같이 하는 대화는 얼핏 쉬워 보이지만 기실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는 수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때로 이 오류들은 발생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로 간과되기도 한다. 제대로 된 대화는 환자의 관심, 생각, 기대, 불안 등에 대해 탐색하고 환자를 정신사회적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비로소 얻어진다.이 글은 대화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진리를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깨달은 경험에 관한 감사함과, 이를 통해 일깨워진 경각심에 대한 기록이다.
2023-06-05 05:10:00오피니언

분당서울대, 임상 구현 '스마트 시뮬레이션센터' 본격 가동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분당서울대병원이 임상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한 시뮬레이션센터를 구축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 시뮬레이션센터 개소식 모습. 분당서울대병원(원장 백남종)은 지난 25일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SMART 시뮬레이션센터' 개소 기념식을 개최했다.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실제 병원과 동일한 환경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과 훈련이 가능한 교육 시설이다.기념식에는 백남종 병원장을 비롯해 신상진 성남시장, 류해필 성남산업진흥원장,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 이규언 서울의대 기획부학장 등 내외빈 100여명이 참석했다.헬스케어혁신파크 지하 1층에 마련된 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1009㎡ 규모로 ▲시뮬레이션룸 ▲교육실 ▲병실·중환자실 ▲수술실 ▲OSCE/CPX(객관구조화진료시험/진료수행능력시험)실 ▲회의실 ▲실습실 등 첨단 훈련 장비를 도입했다.센터 내 교육 시설은 임상에서 사용하는 의료 장비 및 환자 모니터, PDA, 라벨프린터, 교육용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까지 임상 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했다.의료진들은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실습을 통해 진료, 수술, 간호 등 치료의 전 과정을 실제와 같이 경험할 수 있다.특히 전실(anteroom)과 호흡기 시뮬레이터를 마련해 감염병 대응과 호흡기 질환 치료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했다.전실은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병실 출입구 앞에 마련된 공간으로, 시뮬레이션센터에 전실을 마련한 것은 국내 병원 중 처음이다.분당서울대병원 직원의 시뮬레이션룸 설명 모습.의료진들은 전실에서 보호구를 착용하는 시작 단계부터 호흡기 환자의 진료와 간호 시뮬레이션까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가능하다.또한 수술실은 수술 현장에 들어간 듯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복강경수술, 혈관조영술 등 수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각종 술기를 연습할 수 있다.SMART 시뮬레이션센터는 ▲심폐소생술 ▲시뮬레이션 강사 과정 ▲진료 역량 ▲수술 역량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눠 교육 과정을 개설해 교육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교육 콘텐츠와 대상을 확대해 병원 구성원 뿐 아니라 지역 사회 의료인들을 위한 교육을 이어나갈 예정이다.백남종 병원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과 노력 덕분에 SMART 시뮬레이션센터가 성공적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면서 "의료진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1-26 11:36:20병·의원

지원율 떨어지는 가정의학과…땜질 처방 대신 정공법 공략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왼쪽부터) 오한진 가정의학회 회장, 선우성 이사장, 강태경 가정의학과의사회장대한가정의학회가 전공의 지원율 하락에 대해 단기적인 미봉책 대신 일차의료 활성화 등 제도 개선과 같은 정공법 카드를 꺼내들었다.학회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일차의료 관련 연구들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일반인들과 의과대학생 인턴들을 대상으로 가정의학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알리는 동영상 제작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11일 가정의학회는 종로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작년 국민주치의 원년 선포 이후 학회의 중점 추진사업 계획을 공개했다.일차의료의 활성화와 주치의 제도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학회는 2022년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에 국민주치의 원년을 선포하며 주치의 제도의 확립을 위한 시동을 걸었고 이후 여러 관련 단체들과 만남을 통해 일차의료의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학회는 일차의료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가정의학과의사회, 내과의사회, 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관련 단체들과 가칭 '일차의료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일차의료의 안정화와 주치의 제도의 기틀 마련을 위해 나아간다는 계획이다.선우성 이사장은 "2023년도 가정의학과 전공의 지원을의 주가 하락은 가정의학의 위기를 일깨워주는 큰 충격을 줬다"며 "하지만 학회는 근시안적으로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위기를 넘기기보다는 가정의학과 일차의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면서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말했다.이어 "가정의학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진료가 가능한 일차의료의 환경을 만들고 그것이 경제적, 심리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보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돼야 다시금 일차의료가 살아나고 가정의학과 전공의 지원율도 정상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며 "다른 전문과들의 인기 등락에서 볼 수 있듯이 제도적인 일차의료 활성화 여부가 전공의 지원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전공의를 위한 교육과 수련체계도 개선했다.선우성 이사장은 "전공의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본 학회는 2022년에 수련병원 지도전문의들의 협의체인 CTFM 을 구성했다"며 "2023년에는 CTFM의 실질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과 함께 CTFM 조직을 통해 보다 체계화되고 표준화된 수련 과정 개발과 평가와 같은 수련체계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그는 "작년부터 모의환자 CPX 형성평가를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이를 더욱 활성화시켜 전공의들의 임상 진료 능력이 더욱 진일보 하길 기대한다"며 "새 홈페이지에 E-portfolio 구축으로 전공의들이 자신의 교육 과정을 편리하게 관리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전공의 교육과 수련체계에 있어서도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학회는 홈페이지에 마련돼 있는 CME 센터를 통해 365일 상시 온라인 교육 체계를 구축해 전공의들이 꼭 알아야할 중요한 의학적 지식과 술기를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도 약속했다. 기본 진료교육과 술기교육의 활성화로 전공의 교육의 내실 강화와 같은 '정공법'으로 일차의료 부흥의 시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 학회 측 계획.홈페이지의 개선 작업에는 수련교육 분야 외에 미래지향적 회원 관리와 우리 동네 주치의 찾기와 같은 기능을 추가해 단순한 정보제공의 역할을 넘어 기능적으로 완성도 높은 홈페이지 구축도 예고했다.위기 상황은 가정의학과 일차의료, 주치의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와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판단 아래 학회는 홈페이지의 개선 사업을 통해 회원들의 이용의 편리성 제고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학회 홈페이지의 접근을 유도, 가정의학에 대한 홍보 효과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선 이사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가정의학, 미래를 준비하는 가정의학, 개원의들과 함께 뛰는 가정의학 학술적으로 발전하는 가정의학 약속은 어느 정도 기초를 쌓아왔다"며 "2025년 아시아태평양가정의학회를 부산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은 우리 학회의 세계적인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성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그는 "10년을 넘게 노력한 끝에 2022년에 신경과학회와 협력해 SSRI 우울증 약물 급여 처방 제한을 없앤 것처럼 일차의료의 활성화를 이루고 그것이 가정의학의 인기 상승으로 이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며 "2023년은 그런 노력의 큰 걸음을 지속하면서도 일부 소소한 열매도 맺을 수 있는 알찬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3-01-12 05:30:00학술
기획 신년특집

신기술 광풍 대세인가 찻잔 속 태풍인가…고민 커진 학회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2020년 3월 원격의료연구회 창립-2021년 10월 디지털치료학회 창립-2021년 12월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 출범-2022년 1월 의료메타버스 연구회 발족-2022년 10월 의료메타버스학회 창립2020년은 변화를 예고한 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촉진한 비대면, 온라인 기조는 국내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비대면 진료에까지 손을 뻗쳤다.의학회도 변화의 중심에 섰다. 의료계 내에서 언급조차 터부시되던 원격의료를 주도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원격의료연구회가 창립된 것은 물론 디지털치료학회, 메타버스학회 등 그간 보지 못했던 이종의 학회들도 학계에 문을 두드렸다.학술대회 풍경도 달라졌다. 만남과 교류를 전제로하는 학술대회의 특성마저 비대면의 흐름을 피할 수 없었던 것. 다양한 학회들이 온라인 전환을 선언하고 강연은 물론 전시장까지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 활용'에 눈을 돌렸다.그로부터 3년. 무엇이 바뀌었을까. 의료진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까. 변화를 시도하거나 경험했던 그들에게 의학계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3년간 몰아친 신기술 광풍2021년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업체 페이스북이 간판을 바꿨다. 17년만에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면서 메타버스를 새로운 미래로 제시한 것. 인공지능, 5G, VR, AR, 전자약, 치료 어플리케이션, 블록체인, 빅데이터와 같은 화두 역시 의료계의 중심 주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 교수 중심으로 지난해 1월 의료메타버스연구회가 발족됐다.실제로 지난 3년은 의료계에서 그간 보지 못했던 신기술 광풍이 몰아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수술 시 피부, 뼈, 뇌 내부 기관의 위치, 크기 등의 정보를 비침습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의료 소프트웨어가 최초로 식약처 인증을 획득했고, 당뇨병학회는 국내 학회로는 처음으로 메타버스 전시장을 마련했다.메타버스 공간에선 참석자 간 실시간 대화나 채팅이 가능해 저조한 연구자 간의 네트워킹이나 질의응답을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학술대회의 한계로 지적되던 소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학회 측 전망이었다.대한이과학회는 작년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 전공의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 이를 기획한 이종대 기획이사는 "피교육자인 전공의들은 수동적인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전공의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가상 캐릭터가 강의실에 모여 교육을 듣는 메타버스 교육을 시도하게 됐고 질의응답도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 요소가 있었다"고 평했다.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확장현실(XR)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대면으로 참석한 200여명의 의료진은 가상의 강의실에 입장해 폐암수술 기법과 가상융합기술 트렌드를 주제로 강의를 수강하고, 수술 과정을 참관했다. 수술은 수술실에 구축된 360도 3D 카메라를 통해 촬영, 송출됐고 전세계 의료진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집도 과정을 지켜봤다.교육만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은 아니다. 대학병원들이 앞다퉈 가상공간에 병원을 개관하면서 홍보 효과를 노렸다. 강원대병원 건강검진센터는 닥터버스 서비스를 통해 환자들이 가상 검사부터 수술, 회복 주의사항까지 확인하는 체험을 통해 검사 전 긴장감을 줄일 수 있도록 꾸몄다.메타버스 기술 활용을 도모하는 단체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는 의사국시 실기시험인 임상수행능력평가(CPX) 연습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체험한 바 있다.학술대회 강연 목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각 학회마다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의 임상 적용, 메타버스 의학 세션을 마련하고 활용방안을 찾기 시작했다.여기까지만 보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의료계 변화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상은 어떨까. 2022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변화를 유지할 원동력을 잃었다는 게 의료계의 반응.과거로의 회귀 조짐은 작년 춘계학술대회부터 감지됐다. 학회들이 속속 오프라인 회귀를 선언한 데 이어 추계학술대회부터는 다시 '오프라인 천하'로 재편된 것. 신기술의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이 재부상한 까닭은 무엇일까.▲코로나 엔데믹 전환…"신기술은 찻잔 속 태풍"온라인으로 의대생 교육을 진행했던 서울대병원 A교수는 이같은 변화를 '임기응변'으로 일축했다.그는 "2009년 아바타 1편이 개봉했을 때 주요 가전 업체들이 3D TV를 내놓는 등 3D 컨텐츠 열풍이 불었고 당시 이를 미래로 전망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의료 쪽에서도 3D를 활용해 교육 컨텐츠를 제작하고 의료에서 활용성을 모색하는 논의가 많았다"고 말했다.그는 "반면 13년이 지나 최근 아바타 2편이 나왔지만 3D 컨텐츠가 의료계에서 체감할만한 그런 변화를 촉진하고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며 "그런 점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시도된 다양한 신기술들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봐야 한다"고 밝혔다.3D TV 보급이 본격화됐지만 아바타와 같은 킬링 컨텐츠의 부재로 활용성이 떨어지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처럼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기술들도 당장은 활용성을 따지기 어렵다는 것.A 교수는 "본질적으로 팬데믹 시대의 온라인 전환, 메타버스 활용, 증강현실 도입은 의료계 내부의 내적 수요에 의해서 창출된 것이 아니"라며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꾼다고 떠들었지만 정작 현실 세계에서 가상화폐로 결제하는 것이 드문 것처럼 임기응변으로 시도된 다양한 기술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2022년 10월 개최된 의료메타버스학회 창립식 및 기념 학술대회. 메타버스의 역할과 전망, 정책적 기반 및 의료계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그는 "교육의 보조 개념으로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는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한다는 급진적인 전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형병원도, 학회도 모두 이를 마케팅 툴로 활용한 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오프라인 전환을 선언한 학회들도 비슷한 의견이다.고혈압학회 관계자는 "팬데믹 당시 학회의 선택지는 학술대회 유예 아니면 온라인 전환밖에 없었다"며 "내부의 자발적인 필요에 의해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의 회귀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그는 "2년 정도 온라인 방식을 시도했지만 기술적 완성도 여부와 상관없이 회원들은 직접 현장에서 얼굴을 보고 교류하는 걸 더 선호한다"며 "온라인으로의 전환도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전환이 아닌, 그저 오프라인 컨텐츠를 온라인으로 변경한 것에 불과해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록된 메타버스 관련 논문은 10편에 그친다. 주로 가상학습의 활용성을 모색하는 연구들로 메타버스를 일종의 교육 수단으로 볼 뿐 의료계에서 지향해야 할 목적으로 설정, 활용성을 따진 본격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팬데믹 시기 시도된 메타버스 교육은 가상의 캐릭터를 등장시켰을 뿐 강의 컨텐츠 제공 측면에선 기존의 교육 방식과 크게 달라진 지점은 없다.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것은 교육을 듣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가상 공간의 당초 구축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제약사 부스들이 입점한 메타버스 전시장 역시 오프라인 안내 책자를 PDF 형태로 변경, 열람할 수 있도록 했을 뿐 엄밀한 의미의 전환은 아니었다. 전자책이 상용화된 이후에도 대다수의 서적이 서점을 통해 유통되고 대다수 독서 경험이 여전히 서적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볼 때 온라인 기술들은 미래에도 보조제 개념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메타버스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구성, 서버 유지 등을 위한 장비나 인력이 필수적이다.▲학회 디지털 전환은 먼 미래…6월 분수령실제로 교육에서 활용되는 정도의 메타버스 수준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정용기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제와 비교했을 때 VR의 해상도가 떨어지는 등 현 시점에서 기술적 한계도 명확하다고 진단했다.정 교수는 "메타버스는 목적이 아니라 의료 발전을 위한 수단"이라며 "의료메타버스학회는 이런 기술을 검증해 실효성을 높이고 메타버스가 의료에 정착하는 데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원격의료, 가상공간 내 진료·협진 등 각종 신기술이 임상 현장과 접점을 찾는 시도들이 법 테두리 밖 그레이존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지원이 연장됐지만 올해 6월까지 한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팬데믹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종료가 확정된다면 수익 창출이 막힌 온라인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고혈압학회 관계자는 "대다수 학회들이 별도의 예산, 재정을 투입해 영상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온라인 학술대회 방식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 역시 재정 투입이 필요한 일"이라며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방안의 6월 종료 여부가 분수령"이라고 내다봤다.그는 "현재는 온, 오프라인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하는 학회들이 꽤 있지만 종료가 확정되면 당장 추계학술대회부터 대부분 기존 방식으로 회귀할 것으로 본다"며 "굳이 스트리밍이 아니더라도 학술대회 종료 후 다시보기 서비스 및 강의 초록 제공 등의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불편은 사실상 없다"고 덧붙였다.
2023-01-05 08:27:18학술

중•고등학교에서 '기본의학' 교육의 필요성

메디칼타임즈=정현수 학생(순천향의대) 공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에 제한되지 않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능력과 소양을 갖춰주는 것에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학생 때 처음 접했던 사소한 것들이 상당히 깊이 기억에 새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중학교 가정 시간에 바느질을 배웠기에 단추가 떨어진 셔츠를 입고 출근할 걱정이 없고,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미래를 보는 소년이 마요네즈로 불을 끄는 것을 보며 요리 중에 불이 나면 대처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실생활에 밀접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특정 분야를 전공하지 않는 이상 중•고등학생 때 배운 지식이 거의 평생 그 분야에 대해 아는 전부가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 외의 분야를 접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설령 뒤늦게 관심을 두게 되더라도 아무런 기초 지식조차 없는 상태에서는 접근하는 방법도 알 수 없게 된다.어쩌면 학창 시절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존재함을 느끼고, 객관적인 사실에 다가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의 생활에 필수적인 의학 상식도 학생 때부터 배워갈 수 있도록 기초적인 의학교육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어떤 병원에 가야 할지, 어떤 조처를 할지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 말이다.중학생 때 어느 날 배가 아프다고 오전 수업 시간 내내 창백하게 앉아 있던 친구가 생각난다.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마다 걱정은 해주셨지만 무슨 문제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체한 걸로 생각해서 보건실에서 진통제만 받아온 이 친구는 점심시간까지 어찌어찌 버티다가 결국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게 되었고 급성충수돌기염으로 수술받았다. 참 흔한 질환임에도 처음부터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의심해봤더라면 이 친구가 오전 내내 아파하다 쓰러지기 직전까지 갈 일은 없었을테다.본과생들이 임상수행능력평가(CPX)에서 배우는 주제의 제목들은 '배가 아파요', '목이 아파요', '잠을 못 자요' 등 대체로 단순하다. 호소하는 증상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검사나 치료, 환자교육을 하는 것이 학생 의사의 역할이다. 그러나 의학을 배우는 학생들마저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어떻게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 잡지 못하는 것을 수두룩하게 봤다. 그러니 의학과 거리가 먼 사람들 자신 또는 주변 가족이나 친구가 갑자기 아프다면 그들은 CPX에서 길을 잃은 의대생들보다도 더 막막함을 느낄 것이 당연하다. 증상을 검색하면 정보의 홍수가 쏟아지는데, 자칫하면 단순한 증상도 복잡하고 무서운 병으로 둔갑하기 십상이다. 이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의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배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청소년기 학생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또는 접할 수 있는 역류성 식도염, 편두통, 수면위상지연증후군, 주요우울장애 등 질환들이 무엇인지 간략히 아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이다. CPX 주체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임상 표현에 따라 흔히 발생하는 질환을 선별하고, 각 질환에 대한 눈높이 설명과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좋겠다. 특징적인 증상들을 알게 된다면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증상의 원인에 대한 최소한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필요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다. 본인 주변 사람들의 증상들을 보고 조언해줄 수도 있겠고, 특정 질환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도 있겠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 다양성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데에도 훌륭한 밑바탕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환자에 대한 올바른 처치와 관련해 이따금 사회가 시끄러워질 때가 있다. 기사들에는 날 선 댓글들이 빼곡히 채워진다. 많은 경우가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갖고 상황을 왜곡되게 바라보며 분노하는 댓글들이다. 처음에는 이런 댓글들을 읽으면 답답함만 느꼈지만, 이제는 그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기본적인 의학상식을 배웠다면 여론의 시선이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앞선다. 바르고 적절한 의학교육이 이뤄진다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뿐 아니라 질환들을, 더 나아가서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 객관적으로 변할 것이라 기대해 본다. 
2022-09-13 05:00:00오피니언
인터뷰

"후배 없이는 미래도 없다" 가정의학회의 비전은?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후배가 없으면 가정의학과도 없습니다."가정의학회가 주치의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년이 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사회적 인식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의료계에서 터부시 되던 원격의료마저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쩔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주치의제에 대한 내외부 반발도 사그러졌다는 것이 학회 측의 판단이다.무엇보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주요 후보들이 주치의제를 거론한 것도 가정의학회엔 놓치기 어려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같은 게이트키퍼(GateKeeper) 역할 및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진 가운데 정작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주치의제 도입 및 제도 연착을 위해선 양질의 가정의학과 전공의 배출이 필수이기 때문이다.떨어지는 전공의 모집률은 물론 수련을 중도 포기하는 전공의 수도 적지 않은 마당에 전공의 확보가 정작 주치의제 성공의 키워드로 부상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제16대 집행부로 출발한 선우성 이사장은 '후배 모시기'를 중점 사업으로 내걸며 비전 제시에 나섰다. 선우성 이사장을 만나 향후 주치의제 도입을 위한 전략과 안정적인 전공의 확보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가정의학회  선우성 이사장▲주치의제 도입을 천명했다. 제도 도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이번에 각 대선 후보들 공약에 주치의제가 들어갔다. 시기상으론 주치의제 도입이 무르익었다는 판단이다. 과거엔 의료계 내부에서 주치의제를 꺼내는 것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환자들의 1차 관문 역할을 할 전문 인력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대를 갖기 시작했다.문제는 주치의제를 실제 국민건강에 혜택을 보는 쪽으로 하려면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 하느냐는 구체화 방안이다. 기본적으로는 제도적인 디테일이 필요하고 수련 과정에서도 국민들이 주치의제 경험이 혜택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현재 전공의 지원율이 좋지 못하다. 작년에 바닥을 쳤던 것 같고 올해 좀 올라올 것 같은데 충원율은 아직 낮다. 당장 확 올리겠다는 것보다는 정도를 걸어나가서 인식률 제고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국민들이 주치의제의 참뜻을 이해할 때가 되면 충원율이 자연스레 오를 것으로 본다. 홈페이지 및 동영상 등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 작업에 보다 치중하겠다.▲제도 정착을 위해선 양질의 전공의 배출이 필요하다. 수급 안정화 방안은?1차 의료를 선택하는 의료진이 많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이는 개인적인 선호도 외에 경제적인 요인 및 경험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의과대 재학중일 때 1차 의료에 일찍 노출된다면 1차 의료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현재도 의과교육에 1차 의료인 양성 부분이 들어있는데, 표면적이라는 생각이다.개원가 탐방처럼 의대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1차 의료가 작동하고 환자들과 소통하는지 노출된다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의대생들의 현장 체험 비슷하게 1차 의료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볼 생각이다.아직 집행부 초기상태다. 의과대와 협의된 사항은 없지만 1차 의료 노출이 미치는 전공 선택의 영향 이런 연구 결과들을 의대쪽에 공유하는 일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커리큘럼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학교육 목표로 현장 견학 등을 설정한다고 해도 의대 내 가정의학과 스탭들이 적어 강의시간을 많이 넣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수련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방안으로 가정의학교육위원회(CTFM) 창설을 언급한 바 있다. CTFM에 대해 부연 설명하자면?수련 교육 과정이 일정 수준을 담보하고는 있지만 수련기관의 규모, 수도권과 지방 위치에 따른 편차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런 편차를 최소화하고 양질의 교육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CTFM을 작년에 창설했고 전공의들에 대한 임상실습평가(CPX), 2차병원 전공의들을 위한 연구지원위원회 등을 새로 계획했다.CTFM은 수련생 교육자들끼리의 교류 커뮤니티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따로 떨어진 기관끼리는 서로간 어떤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수련생을 관리, 평가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CTFM을 통해 수련 교육자들간 교류를 활성화할 생각이다. 이들이 교류하면서 좋은 점을 벤치마크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 환경을 조성할 생각이다. 수련 내용 및 수련에 필요한 자료, 강의록 작성, 평가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게 된다.2차병원 전공의들을 위한 연구지원위원회는 말그대로 전공의를 전문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한 주제를 설정해 연구하려고 해도 이것이 논문 주제에 부합하는지, 어떻게 논문을 써야 설득력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연구지원위원회에는 내놓라하는 좋은 연구자들을 전면 배치해서 전공의들의 연구 및 논문 작성을 지원하게 된다.개인적으로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교육에 활용할지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도 있다. 현재 홈페이지를 개편 중인데 메타버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을 전공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 'e-스마트 전공의 수첩'(가칭)과 같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생각이다. 동일한 컨텐츠를 제공하면 수련기관별 편차를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전공의 지원을 상향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물론이다. 최근 다양한 학회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정책질의서나 제안서를 제시하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질의하진 않았는데 공약을 보고 필요하다면 공식 질의할 생각이다. 이미 네 후보가 주치의제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세부 제도 방향은 다르겠지만 큰틀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세부 내용은 조율해나가면 된다.하지만 1차 진료 활성화를 위해선 정책 기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1차 진료는 국민 건강에 근간이 돼야 하니까 1차 진료하는 전문의를 배출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수련비용의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케 하는 방안 필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프라이머리 케어 담당자에 대해선 해외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수련 비용 부담케한다. 대선 공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권에서 지원 방안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1차 의료는 말 그대로 1차 의료다. 3차 병원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데 3차 병원의 의료 서비스 방향과 1차 의료는 방향이 안맞는 경우가 있다. 1차 의료는 지속적인 진료를 해야 하는데 3차 병원은 신환만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교육 환경으로 완벽하다고 할 순없다.1차 진료는 최소 진료로 최적의 진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수련을 달가와하진 않는다. 1차 의료가 필요하다고 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서 형평성을 맞춰 나가야 한다. 제대로 된 1차 의료 교육을 하려면 다른 요소에 좌우되지 않게 지원해 줘야 한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과 마찬가지로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다양한 해외 주요 나라들은 1차 의료의 수련 비용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한다. 해외에선 1차 의료를 필수불가결한 핵심 의료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가정의학과 자체에 대한 인식률이 떨어진다. 해결 방안은?학회 창립 42주년이 됐다. 부끄럽지만 아직도 '가정의학과'라고 하면 딱히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의학과 타이틀로 TV에 주요 인사들이 많이 나와서 가정의학과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분들이 많은데 매스컴에선 주로 비만 관리쪽에만 특화된 것으로 나와 실제 인식과 가정의학이라는 명칭이 잘 매치가 안 되는 것 같다.이 역시 홈페이지 개편 작업 이후 본격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우리동네 주치의 찾기'를 만들고 있고, 유튜브 채널 중에서 가정의학과가 나와서 하는 방송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일반인/의대생들에게 홈페이지를 많이 노출시키려고 한다. 국민뿐 아니라 의대생들에게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 의대생들은 1차 의료에 일찍 노출될 수록 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재미있고 양질의 컨텐츠가 필요하다. 
2022-02-21 05:30:00학술
특집

현실구현된 의료 메타버스...과연 어디까지왔나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과거에 많은 신기술이 그랬듯 '메타버스(metaverse)'의 활용에 대한 의료계의 시각도 다양하다.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더는 도입을 늦춰선 안 되는 새로운 흐름으로 바라보는 한편, 의료라는 특성이 가진 보수적 접근과 정책 및 제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계점을 들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종합병원부터 개원가까지 메타버스 방식을 조금씩 활용해보며 실제 적용 가능한 영역을 가늠해보고 있는 상황.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가상종합병원까진 아니더라도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메타버스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이하 MDA)라는 단체가 의대교육은 물론 환자상담까지 메타버스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모습. 메디칼타임즈는 행사에 직접 참여해 의료분야에 메타버스 기술활용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간접적으로 체험해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타버스 구현 기술 중 하나인 홀로렌즈를 체험하는 모습.메타버스 진료 간접체험 환자편의는↑…의료진 편의는 물음표이날 열린 MDA 행사는 의대 CPX 교육에 대한 소개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강연 그리고 여러 진료과목의 전문의들과 상담이 가능한 공간을 메타버스 플랫폼중 하나인 게더타운에 구현시켜 진행시켰다. 메타버스의 활용한 미래진료의 체험이 목적인만큼 상담이 가능한 공간을 우선적으로 방문해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해당 공간을 게더타운 내 개인 아바타를 통해 방문해보니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 개원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과목부터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등 종합병원에서 방문하는 빈도가 높은 전문과목까지 다양한 상담이 가능했다. MDA가 '행사에서의 상담은 진료가 아니다'고 명시하긴 했지만 진료과목만 봤을 땐 작은 가상공간 안에서 종합병원이 펼쳐진 셈이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고강지 교수가 상담을 실시하고 있는 공간. 과 특성상 일반적인 상담이 많지 않다보니 기자가 방문하기 전까지 1명의 환자가 거쳐 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MDA 행사내 전문과목 별로 상담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됐다.고 교수의 경우 환자의 접근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의료진의 효율측면에서는 대면진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고 교수는 "원격진료 부분이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환자의 약제조절 등 편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꼭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는 애매한 부분도 있다"며 "메타버스가 좋은 개념이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가 올 때까지 대면 진료하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의료진에게 메리트가 있는 플랫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첫 시도인 만큼 아쉬운 부분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 메타버스가 의료에 접목되려면 쌍방향에서 편의가 제공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큰 화두 중 하나인 원격진료 등 법과 제도적인 해결이 동반돼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의료분야 접목은 진료가 아닌 환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상담에 참여한 신경과 A전문의는 "1차 의료에서 진행되는 통상적인 질환의 경우 문진 후 일반적인 처방은 가능하겠지만 가상문진만으로 결론을 내긴 쉽진 않다"며 "검사들이 필요한 경우는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자 역시 크게 아픈 곳은 없었지만 평소 불편감을 느꼈던 목에 대한 통증을 상담 받았지만 X-ray 검사 등 의료진이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이 전제되지 않다보니 현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조언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행사에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느낀 단기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할 가능성은 가장 높은 전문과목은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통칭하는 미용성형가 될 것으로 보였다. 이미 피부과나 성형외과의 경우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 전 상담이라는 시스템이 자리 잡았고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선제적인 적용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기자가 직접 상담을 진행한 모습. 이날 의료진은 플랫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대면진료 대체는 어렵다고 밝혔다.상담을 진행한 렛츠성형외과 최동헌 원장은 "기존의 화상회의 플랫폼과 같이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재밌는 요소가 있어 재밌는 경험을 했다"며 "영상이기 때문에 얼굴을 만지지 못하는 등의 진료의 한계는 존재하지만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는 영역도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용성형가를 출입하면서 영상통화 방식은 물론 대면까지 여러 차례의 성형상담을 받아본 기자 입장에서도 메타버스가 기존의 상담영역을 대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보였다. 앞서 언급한 환자와 의료기관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적화 됐다는 의미. 현재도 선 상담 후 진료가 이어지는 패턴인 상황에서 오히려 의료진과 먼저 상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환자에게는 큰 이점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였다. 마취통증학과 B원장은 "메타버스에서는 공간적인 거리가 훨씬 가까워지기 때문에 닥터쇼핑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환자는 단기간에 많은 데이터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1차 의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새로운 시장으로 작동하고 적응하는 경우 환자 백그라운드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가천대 길병원 이언 교수의 참여 모습)의료진 지적 메타버스 플랫폼 한계…혼합현실 개념 실마리 될까? 행사에서 상담을 진행하면서 여러 의료진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결국 영상이라는 3차원이지만 사실상 2차원적인 공간이 주는 물리적인 한계.향후 환자의 몸을 3D로 직접 본다면 몰입감이나 진료 측면에서 활용가치가 올라갈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결국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이 때문에 가상공간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마이크로소프트가 강조하는 것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MR)의 중간점을 지칭하는 혼합현실이라는 용어.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것처럼 특정 기기를 쓰면 내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장면위에 가상의 데이터나 자료를 띄우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의료에 적용하면 한 환자의 장기나 뼈 그리고 영상자료 등을 수술방에서 띄운 채 여러 의료진이 동시에 논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혼합현실은 현실세계 속에서 가상콘텐츠인지 진짜로 있는 콘텐츠와 구분이 어려워지는 개념이다"며 "앞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진짜 시작점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착용해 확인 할 수 있었던 콘텐츠는 사람의 뼈와 핏줄 등을 구현한 자료. 이를 확대하고 줄이는 것은 물론 위치를 옮기는 것 까지 가능해 활용가치는 높아보였다.  한 의료진이 마이크로소프트 홀로그램을 경험하고있다.다만, 현실적으로 접목하기에는 아직까지 대중적인 상용화나 비용적인 문제도 남아있는 게 현실. 이날 착용했던 홀로렌즈의 가격은 몇 백만 원대로 의료기관에서 도입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렇다보니 홀로렌즈의 기술은 완성됐지만 이를 채우기 위한 의료영역의 소프트웨어 분야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의 설명이다.그는 "현재 단계에서도 차트나 영상정보 등 의료부분에서 홀로렌즈로 웬만한 것들은 다 가능하다고 실제 관련 기술 런칭도 앞두고 있다"며 "비용적인 문제와 함께 의료분야에서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가 도입의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결국 메타버스는 하나의 플랫폼을 넘어 AI, NFT, 5G, AR, VR 기술 등의 융복합 발전이 더해진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Metaverse Transformation)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보수적인 의료분야이지만 다른 분야가 발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현재 자리에서 안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MDA 행사를 총괄한 델토이드 김요섭 대표는 "아직까지는 통합적인 메타버스를 구현하기는 어렵지만 가상현실을 구현할 개별적인 기술은 상당 수준 진행이 된 상태"라며 "이번 행사도 아직 의사들이 미래 기술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보니 체험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측면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경험이 누적돼 메타버스의 한계점과 실제 활용 단계에서 여러 상상력을 더해 줄 수 있는 만큼 여러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2022-01-05 05:30:00병·의원
특집

의대 교육까지 파고든 메타버스...현실로 구현될까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의료계에서도 단연 화두다. '의료'에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활용 계획이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이미 의대 교육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 터라 메타버스 활용도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다만 아직까지는 메타버스를 교육에 활용하는 의대가 단 한 곳도 없는 상황.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델토이드는 최근 연세의대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실습교육 방안을 제안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게더타운(gather town) 안에서 실습과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게더타운은 메타버스 화상회의라고 볼 수 있다. 단순 '비대면'에서 나아가 강의실, 실습 공간을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구현하고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 공간을 종횡무진하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 델토이드 김요섭 대표는 "연세의대의 경우 개원가 실습교육으로 한 곳의 기관을 한학기 내내 가야 한다"라며 "실습 기관 자체를 의대생들이 원하는 곳으로 모두 갈 수 없기 때문에 교육 효과와 만족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메타버스 공간에 만들어진 의료기관을 다니면서 의료기관의 환경을 영상으로 시청하거나 개원의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등의 활동으로 경험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와 의료의 접목을 고민하는 조직인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도 최근 만들어졌다. 메타버스 기술 활용을 도모하는 단체인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이하 MDA)'는 의사국시 실기시험인 임상수행능력평가(CPX) 연습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체험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의대생들은 CPX 준비를 위해 환자 역할을 하는 배우를 섭외해 연습한다. 환자 역할의 배우에게 문진을 통해 질환을 감별하고 신체진찰, 술기 등을 연습한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문진을 통한 질환 감별을 주로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CPX를 체험해본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진화 교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됐지만 다소 일방적인 면이 있었다. 메타버스는 확실히 상호작용(interactive)이 원활하다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온라인이지만 보다 인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신체진찰은 할 수 없지만 문진을 통해서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고 의대생 교육뿐만 아니라 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요섭 대표는 메타버스 안에서 기술 발전 가능성에 무한 신뢰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라며 "사명까지 바꾼 페이스북은 3D로 사람을 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고 360도 카메라를 통해 홀로그램으로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도 이미 나와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촉감 실현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라며 "특수 장갑을 끼고 화면에서 눈 덩어리를 만지면 차가움을 느낄 수 있고, 불에 가까이 가면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무게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는 최근 CPX를 가상 공간에서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 기술이 진화하면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도 단순 대화뿐만 아니라 의료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해지게 된다는 것. 이미 미국 일부 의대에서는 의학과 공학을 접목한 '피지션 엔지니어(physician engineer)'라는 과정을 운영하며 관련 분야 발전에 앞서가고 있다. 김 대표는 "메타버스가 현실에 있는 것을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이라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뿐만 아닌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등 보호자 출입이 제한되는 공간에 360도 카메라를 설치하고 홀로렌즈를 임대해 설치하면 의사뿐만 아니라 보호자까지 환자 옆에 24시간 존재할 수 있게 된다"라며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 "VRAR에서 진일보한 기술 구현 필요" 걸림돌은 아직까지 메타버스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현재 수준에서는 코로나19로 의대 수업 자체가 이미 비대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강의를 메타버스에서 하면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도 한 의대 예과생은 "의대 교육에서 실습을 제외하고 이론 수업만 놓고 보면 굳이 대면수업이 필요하지 않다"라며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됐으니 메타버스 안에서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사실 줌 같은 비대면 대화 플랫폼은 일방적인 소통이다. 접속만 하고 교수님 강의만 들을 수 끝나면 학생들도 함께 그 방에서 나가버린다"라며 "메타버스에서 수업이 이뤄진다면 일방적 강의를 듣는 것에서 나아가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메타버스에서 연습할 수 있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국시원 유튜브 캡쳐) 서울의 한 의대 본과생도 "현재 게더타운,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은 줌(zoom)의 상위호환버전 수준이다. 다수가 모여서 회의를 할 때는 충분히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라면서도 "CPX에서 신체진찰은 채점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 메타버스에는 체험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가상 세계에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제대로 된 메타버스가 아니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대한의료정보학회 한 임원은 "현재 의대 교육에서 AR과 VR 기능을 활용해 해부학 실습도 할 수 있다"라며 "메타버스라고 하면 AR와 VR 기능에다 디지털 트윈(현실세계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에 대한 개념까지 들어가야 하는데 기술의 진보가 아직 무르익지 못했다"라고 진단했다. 또 "메타버스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교육으로 CPX가 그나마 현실적인데 가상 공간 안에서 가상 환자를 만나 진찰을 하려면 오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청각과 시각만 모사가 가능하다"라며 "메타버스와 VR, AR 기술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각과 청각 기술에서 더 나아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른 주요 감각도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 임원은 "진단에서 후각 정보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라며 "봉와직염, 욕창, 두경부암 등은 냄새만 맡아도 알 수 있다. CPX에 이런 촉각과 후각을 모사할 수 있다면 의대생 교육에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01-04 05:45:59병·의원

의대생TV 운영자 박동호씨 '슬기로운 의대생활' 출간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유튜브 채널 ‘의대생TV’의 운영자인 박동호 씨를 포함 11명의 의대생 집필진이 의대진학을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책 '슬기로운 의대생활'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수험생들을 위한 청소년 공부법 분야 베스트셀러 '의대생 공부법'에 이어 두 번째 출간으로 공부법뿐만 아니라 의대생 공부 습관까지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는 수많은 공부량에 맞서 쌓아온 공부 기술과 경험, 습관이 총망라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기술, 공부 기본기를 올리는 방법, 최상위권을 위한 고등 필수 공부법, 슬럼프를 위한 멘탈 관리법 등이 담겼다. 나아가 예과와 본과 생활을 통해 의대생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는지부터 의대생 필수 3대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임상수행능력평가(CPX), 임상술기시험(OSCE), 의사국가시험 합격 팁을 넣었다. [저자] 1. 박동호 -유튜브 채널 의대생TV 대표 -미디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제로헬스’ 공동대표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인턴 수료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수련(중퇴) 2. 장지호 -유튜브 채널 의대생TV 1기 출연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본3(휴학) -비대면진료&약배달 어플 ‘닥터나우’ 대표 3. 함 경우 -유튜브 채널 의대생TV 2기 출연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본4(재학)
2021-12-07 12:08:30병·의원

의사국시 실기 D-3, 연습 공간도 기자재도 부족 '울상'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 채혈 연습에 쓸 피가 전혀 없어 물감으로 피를 만들었다. 주사 놓기 실습을 위해 쓰는 모형을 다수의 학생들이 쓰다 보니 혈관 찾아 찌르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주사약을 주사기에 담으려 약병을 거꾸로 세웠더니 (들어있던 액체가) 그대로 쏟아졌다. #. 척추 천자 술기 세트가 고장 나 기존 세트에 생리식염수백과 수액관, 척수 세트, 테이프를 활용해 뇌척수액과 척추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의대생들이 SNS 등을 통해 전하는 실기시험공부 현장이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환자진료평가와 단순수기평가로 나눠 치러진다.(사진출처: 국시원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실기시험을 앞두고 국시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실기시험을 거부한 의대생 2700여명에 대해 실기시험을 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지난 7~8일 필기시험을 친 후 당장 23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실기시험을 쳐야 한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응시자가 정해진 시험 시작 및 종료 신호에 따라 12개의 방을 이동하면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험은 23일부터 2월 18일까지 하루에 4번으로 나눠져 치러지며 1일, 응시 인원은 총 144명이다. 의대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통상 실기시험 준비를 위해서는 시험 직전 3주~5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조를 짜서 단순수기평가(OSCE,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환자진료평가(CPX, 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연습을 반복한다. 실기시험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여름 이뤄진 투쟁 기간 실기시험 공부를 실제로 해 본 학생도 있긴 하지만 상당수는 주어진 2주 안에 실기시험 연습을 처음 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OSCE 공부를 위한 의대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다는 것. OSCE는 다양한 장비 및 내용인 환자 모형에 상처 꿰매기, 주사 놓기, 붕대 감기 등 32개 주제를 직접 해보고 숙지해야 한다. 충청지역 A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은 개인 SNS를 통해 "좁은 공간도 공간이지만 코로나19로 방역에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에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실습을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루에 한 시간 반만 연습할 수 있다"라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화상 드레싱 연습 시 실마진연고 대신 바디로션을 써야 하는 상황에 화가 났다"라며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적어도 연습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B의대 본과 4학년 학생도 "약 80명이 학생이 6명 또는 8명이 조를 짜서 하루 종일 실습을 하도록 일정을 짰다"면서도 "2주라는 시간 동안 단 하루만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그냥 한 번 해본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모의 환자를 두고 진료 연습을 하는 것도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쉽지 않다. 서울 C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은 "보통 CPX는 동료끼리 역할을 나눠서 연습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인 줌(zoom)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라며 "CPX는 환자와 대화가 중요하긴 하지만 신체진찰까지 해야 하는데 이 부분 연습을 전혀 할 수 없는 게 아쉽다"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의대생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이 환경이 실기시험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B의대 학생은 "실기시험 준비 과정에서 공간과 기자재 부족이 가장 문제"라며 "전국 의대생들이 똑같이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시험 결과도 상대평가가 아니라 통과(pass) 여부만 판단하니 나만 잘하면 되는 문제"라고 전했다.
2021-01-21 05:45:55병·의원
기획

젊은의사 해외진출 도피성아냐...경력·삶의질 중시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기획|해외로 빠져나가는 젊은의사들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정책을 겪은 젊은의사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여파로 최근 해외 의사면허취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상태. 메디칼타임즈는 젊은의사들이 한국을 떠나려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상)의료 총파업 겪은 젊은의사, 좌절감에 해외면허 급증 (하)젊은의사 해외행 '돈' 아닌 '나'를 위한 선택 젊은의사들은 정부정책과 의사 총파업이 해외면허취득에 대한 의지에 불을 붙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젊은의사들의 이러한 선택은 단순히 더 높은 급여를 위한 것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젊은의사들의 해외면허취득이 단기간의 현실도피성 선택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의사들은 해외면허취득 준비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8일 해외의사면허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을 만나 최근 젊은의사들이 바라본 해외의사면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는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를 준비 중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울진군)와 JMLE(JAP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을 준비 중인 임윤택 공보의(상주시)가 함께했다.(이하 이름 생략) 해외 문화 장벽 어려움 넘어선 더 나은 환경 선택 이유 이날 함께한 3명의 젊은의사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해외면허취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수련이나 진료환경이 최우선 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임윤택 공보의(이하 임)= 본과 4학년을 마칠 때쯤 도쿄에 있는 한 병원에 견학을 다녀왔고 그 때의 경험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수련 환경 차이를 크게 느꼈는데 외과와 내과 모두 술기적인 면에서 기회가 더 많다는 인상을 받았고, 모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 당직 등 수련 환경을 고려했을 때도 일본에서 수련을 받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형갑 회장(이하 김 회장)= 이전부터 연구에 관심이 많았지만 국내 대학병원 진료환경에서는 연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었다. 국내 임상교수는 1년 내내 진료를 보고 그 사이에 짬짬이 논문을 내는 환경인데 외국의 경우 진료를 보는 시기와 연구 시기가 구분이 가능해 밀도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해외면허 취득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왼쪽부터) 임유택 공보의, 대공협 김형갑 회장, 김태영 공보의. 김태영 공보의(이하 김)= 해외 가령 미국을 갈 경우 인종차별이나 언어장벽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만 큼 더 좋은 수련환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항상 마음은 가지고 있었다. 이번 정책 외에도 국내 환경에 여러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USMLE 준비로 이어졌다. 임= 아산병원과 도쿄대병원을 보이는 수치로 비교한 자료를 본적이 있다. 아산병원이 도쿄대에 비해 의사수가 1.5배 많고 병상 수는 3배정도 더 많다. 하지만 외래환자가 도쿄대병원은 하루 2800명 아산병원은 1만2000명 정도를 본다고 나와 있었다. 응급환자도 7배정도 차이나고 수술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데이터를 볼수록 해외면허 취득을 생각하게 된다. 김= 환자들이 3분 진료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CPX세대가 되면서 젊은의사도 마찬가지로 불만이 있다. 짧은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진의 경우 더 긴 시간도 필요한데 환경이 그런 것을 허락을 안 하기 때문에 좌절감이 있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적응을 하면서 다들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근무환경이나 여건 등 삶의 질이 중요한 것 같아 보인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얻는 기쁨도 있는데 만족이 안 되는 것 같다. 문화적 장벽을 넘어서더라도 외국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국내 환경을 돌이켜 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돈을 더 벌기 위한 선택은 오해…삶의 질 중요" 특히, 젊은의사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급여, 즉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나간다는 인식은 오해라고 언급했다. 또한 선배의사들의 성공사례만을 보며 막연한 동경으로 해외면허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단점을 명확히 인지하면서 해외면허취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임= 일본도 우리나라 복지부와 같은 후생노동성에서 의사 임금을 조사하는데 작년을 자료를 봤을 때 의사들이 평균 연봉이 1억 2천만원정도 된다. 이 수치는 세전 기준으로 더 줄어들기 때문에 결코 한국에 비해 더 많이 벌기 때문에 일본행을 선택한다고 볼 수 없다. 돈보다 더 나은 환경이 우선 되는 것이다. 김 회장=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급여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연방소득제와 주세가 따로 있고 최고소득의 경우 50%를 세금을 내면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미국행 결정의 가장 큰 고민은 외국인 의사가 갈 수 있는 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제한된 과에서 선택을 하는 경우 국내와 연봉차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 해외는 비슷한 급여를 받는 것에 비해 삶의 질이 더 높다는 게 강점이라는 생각이다. 가령 국내에서 심장내과 전문의로 응급 수술을 한다면 며칠을 제외하고 전화기 달고 있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평생 살아야한다면 매우 힘들 것 같다. 임= 일본은 연봉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지지만 전공 선택에 제한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여러 측면이 있겠지만 특정 비인기과는 교수를 안 하면 전공을 살리기 어렵다. 교수가 안되면 고도의 수술을 배우고도 이식수술은커녕 암 수술을 할 기회도 없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중간규모 병원의 자리가 많아 교수가 되지 않아도 봉직의로 전공을 살릴 수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2차병원이 잘 돼있고 환자들의 신뢰가 높다. 교수가 되지 않아도 전공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다. 젊은의사들은 해외면허취득 준비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Q. 해외면허 취득에 분명한 강점과 매력포인트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해외면허취득의 막연한 동경으로 이런 선택을 내린 것은 아닌가? 김= 막연한 동경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미국은 선진국이기 때문에 잘나가는 것이고 아메리칸드림도 일부 작용한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환자를 대하고 정책을 접하면서 쌓인 부분이 터졌다는 게 정확하다. 막연한 꿈을 위한 것이라면 꼭 미국이여야 할 필요는 없다. 여러 실망감으로 결단을 내릴 때가 왔고 지금이면 안 되기 때문에 실행으로 옮긴 것이다. 김 회장= 솔직히 지금은 미국에 갔을 경우 장미 빛 미래보다 실패 케이스를 찾아본다. 막연한 동경보다 상황이 꼬였을 때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고, 단점을 보고 있어도 미국행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다들 해외면허취득을 선택하는 것 같다. 만약 내가 미국에서 수련을 외진 곳에서 하더라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만한 각오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임= 미국 전문의 취득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이 단순히 한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으로는 동기유지가 안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마음은 문제가 안 되지만 장점과 단점을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한다. 막연한 동경은 아닌 것 같다. 해외관심에 대한 자체는 의사의 진로가 다양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하지만 큰 환상은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일본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솔직히 미국은 여러 면에서 문화정도를 제외하면 상위호환 한국에서 일하는 것에 비해서 크게 고민의 여지는 없다고 보는데 일본은 상당히 고민의 여지가 많다. 이들은 해외면허취득에 대한 젊은의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의사면허 관심 더 높아질 것…과도한 환상 금물" 해외의사면허취득은 이전부터 꾸준히 수요가 있었고 그 안에서 오름세와 내림세를 거쳐 왔다. 젊은의사들은 앞으로 해외의사면허취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 해외의사면허취득의 큰 걸림돌은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나가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정보도 많아질 것이다. 결국 정보가 많아진다는 것은 접근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젊은의사들의 도전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김= 동의하는 부분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의대행정팀에서 해외의사면허시험 준비 절차자체를 이해를 못했다. 학생도 서류를 제대로 준비를 못했는데 1년이 지나고 도전한 선배들이 설명회도 하면서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고 서류양식 자체가 만들어졌다. 이런 정보들이 하나둘 쌓여 접근성이 낮아졌고 많은 학생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 일본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준비 카페에 회원이 30%가 늘었다. 한번 시작되면 흐름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 같다. 다만, 일본의 경우 연봉이나 일본어의 장벽, 한일문화 등의 장벽으로 실제 준비가 얼마나 늘어날 지는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회장=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저도 벌써 마음은 외국에 나가있지만 준비를 계속 해야 되는 상황으로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분명히 목표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그 열정이 꺼지지 않는 한 준비를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앞으로 해외면허 취득을 준비하는 젊은의사들에게는 각오가 상당히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임= 해외면허취득을 준비하는 분들께는 이게 정말 만만치 않은 시험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준비를 하는데 분명히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준비를 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장점도 있고 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2020-10-13 05:45:59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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